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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이끈 왼발 AS…이강인, 다음 무대는 UCL

리그 우승을 이끈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시선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로 향한다. 올 시즌 중요 무대마다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그가, UCL 4강에서도 빛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UEFA는 이강인의 선발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PSG는 29일(한국시간) 2023~24시즌 리그1의 챔피언이 됐다. 리그 2위였던 AS모나코가 리옹에 2-3으로 지면서, 두 팀의 승점 격차가 12가 됐다. 모나코가 3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1위 PSG(승점 70)를 넘을 수 없다. PSG는 바로 하루 전 르 아브르와 3-3으로 비기며 승점 70 고지를 밟았고, 31라운드 만에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021~22시즌부터 리그 3회 연속 우승이자, 12번째 챔피언 자리를 꿰찬 PSG다.공교롭게도 르 아브르와의 경기에서 팀의 패배를 막은 것이 이강인이었다. 그는 이날 팀이 1-2로 뒤진 후반 시작과 함께 마르코 아센시오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날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주중 UCL을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는데, 자력 우승을 위한 카드로 이강인을 투입한 것이다. 그는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그라운드를 밟으며 후반전에 나섰다.PSG는 르 아브르에 추가 실점하며 1-3까지 끌려갔지만, 아치라프 하키미의 만회 골로 격차를 좁혔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를 하무스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끝내 승부를 뒤집진 못했지만, PSG는 승점 1점을 얻는 데 성공했다. 사실상 이강인의 어시스트가, 리그 우승 확정 골로 이어지는데 힘을 보탠 셈이다. 이강인의 ‘클러치’ 활약이 UCL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강인은 지난 1월 프랑스 슈퍼컵 격인 트로페 데 샹피옹 결승전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이강인이 결승 골 포함 2-0 승리를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꼽힌 기억이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PSG 합류 후 벌써 2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 5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어린 나이에 리그 우승이라는 새 기록(23세)을 썼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역시 2018~19시즌 뮌헨 소속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출전 기록이 1경기밖에 없었다. 이강인은 리그에서만 19경기를 소화했다.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PSG에서만 30경기를 뛰었다. 아직 쿠프 드 프랑스, UCL이 남은 만큼 쿼드러플(4관왕)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다.이강인은 최근 윙·미드필더 등을 오가며 다소 불규칙한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 리그 경기에서 음바페 등과 벤치로 시작했던 만큼, 주중 UCL에서는 선발 기회를 가능성이 있다. PSG는 오는 5월 2일(한국시간) 독일 베스트팔렌주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도르트문트와 UCL 4강 1차전을 벌인다. 한편 UEFA는 이강인 대신 워렌 자이르 에머리·비티냐·파비안 루이즈가 나설 것이라 내다봤다. 전방에서도 우스만 뎀벨레·음바페·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출전을 점쳤다. 김우중 기자 2024.04.29 17:37
국가대표

일본은 벤치도 무섭다…AG 때도 황선홍호 철렁하게 한 ‘韓 킬러’ 존재

한국의 최대 라이벌 일본은 벤치에도 강력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우치노 고타로(쓰쿠바대)는 최근 한국을 상대로 강한 선수 중 하나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다.1위 결정전이다. 앞서 2승을 거둔 한국과 일본은 승점과 골 득실 등이 모두 같아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이미 8강행을 확정했지만, 조 1·2위 여부는 이번 맞대결에서 가려진다. 1위는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 2위는 개최국 카타르와 4강행을 두고 격돌한다.양 팀의 희비를 가를 운명의 한일전. 주전 선수는 아니지만, 벤치에 대기하는 우치노를 눈여겨 볼 만하다. 일본 대표팀의 유일한 대학 선수다. 우치노는 ‘한국 킬러’다. 우치노는 지난해 일본 대표팀 일원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골망을 갈랐다. 당시 황선홍호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조영욱(FC서울)의 연속골에 힘입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우치노의 선제 득점은 한국을 가슴 철렁하게 했다. 우치노는 딱 한 달 전에도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열린 제23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서 일본 대학 대표로 나선 우치노는 한국 대학 대표를 상대로 멀티 골을 기록,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1m 86cm의 장신 공격수인 우치노는 지난달 머리로 한 골,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한 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한국 대학 대표팀을 꺾은 우치노는 “올해 목표는 파리 올림픽 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우치노는 또 한 번 일본 U-23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이다. U-23 대표팀에서는 후보 선수다.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 경기 종료 직전에야 피치를 밟았고, 아랍에미리트(UAE)와 2차전에서는 후반 42분에 투입됐다. 한국을 상대로도 짧은 시간 피치를 누빌 공산이 크지만, 최근 그가 유독 한국에 강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치노는 지난달 “내가 일본 대표팀에 들어간다면, 열심히 뛸 것이다. (한국과)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은데 열심히 뛰도록 하겠다”면서 승리를 확신하냐는 물음이 나오자, 단박에 “하이(그렇다)”라며 자신을 표한 바 있다.김희웅 기자 2024.04.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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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강인’ 동시 출격…황선홍호, 태국전 선발 명단 공개

축구대표팀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나란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태국의 골문을 겨냥한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벌인다. 경기를 앞두고 태국전에 나설 황선홍호의 베스트 11이 공개됐다.황 감독은 먼저 전방에 조규성·손흥민·이재성·이강인을 배치했다. 3선은 황인범과 백승호. 백4는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이다. 골키퍼 장갑은 이번에도 조현우가 꼈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차전과 비교하면 3자리가 달라졌다. 3차전에서 전방을 맡았던 주민규가 벤치로 간다. 이어 정우영·설영우 대신, 이강인과 김문환이 출격했다. 사실상 전 포지션에 변화가 있는 셈이다.한편 이강인은 ‘탁구 게이트’ 이후 동료들에게 사과한 뒤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지난 3차전에선 교체 투입돼 30분 출전에 그쳤는데, 짧은 시간임에도 여전한 패스 센스를 선보인 바 있다. 팬들이 기대하는 이강인·손흥민의 합작 득점이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동시에 김문환은 약 1년 3개월 만에 자신의 A매치 출전에 나선다. 그는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16강 브라질전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았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지난 11일 그를 다시 한번 발탁했고, 김문환은 자신의 A매치 시계를 돌릴 기회를 잡았다.경기 전 한국은 C조 1위(2승1무·승점 7), 태국은 2위(1승1무1패·승점 4)다. 한국 입장에선 4차전을 승리한다면, 사실상 최종 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다. 반대로 이날 승점을 얻지 못한다면 싱가포르, 중국과 긴장감 속에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이날 경기 역시 험난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일찌감치 경기장 전석 매진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태국축구협회는 파격적인 포상금까지 내건 상황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축구협회는 한국전 승점 당 300만 바트(약 1억1000만원)라는 포상금을 약속했다.황선홍 감독은 태국과의 4차전을 앞두고 “승리를 향한 열망이 아주 강하다. 이기고 돌아가겠다”라고 외쳤다. 특히 “상대의 열성적인 응원을 많이 경험해 봤다. 우리 선수들을 100% 신뢰하고 있다.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김우중 기자 2024.03.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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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선발 제외' 황선홍 “사사로운 감정은 사치, 후회는 없다” [IS 상암]

“사사로운 감정은 사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태국전 선발 라인업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제외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러 감정이 개입된 결정이 아니라 오롯이 팀 승리만을 위해 구성한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것이다.황선홍 감독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1-1 무승부 직후 기자회견에서 “승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베스트 라인업도 그렇게 짰다”며 “후회는 없다. 다음 경기도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 베스트 라인업을 짤 것”이라고 했다.이날 황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주민규(울산 HD)와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재성(마인츠05)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강인은 전날에야 첫 훈련에 합류한 탓인지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진 뒤 후반 17분에야 교체로 투입됐다. 이강인은 투입 직후 측면에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끝내 팀을 승리로 이끌진 못했다.이날 경기는 결과만큼이나 선수들이 앞선 논란들을 극복하고 하나로 뭉치는 것 역시 중요했다. 황 감독은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원팀’이 됐다고 자평했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100%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아쉽고 어려움이 잇지만, 우리 모두가 다 같이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다만 결과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태국의 강력한 압박에 흔들렸다. 전반 중반 이후에야 주도권을 잡아 결국 전반 42분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 16분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한 뒤, 끝내 균형을 깨트리지 못한 채 1-1로 비겼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2위, 태국은 101위. 더구나 이날 경기장엔 6만 5000명에 가까운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도 무승부에 그친 결과였다.황선홍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어 “어웨이 경기(26일)가 남아 있다.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잘 극복해서 어웨이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다음은 황선홍 감독 일문일답. - 경기 총평은.“추운 날씨에 많은 팬분들이 와주셨는데 죄송하다. 선수들은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어웨이 경기가 남아 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잘 극복하고 어웨이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준비 기간이 짧았고, 완전체로 모인 훈련도 얼마 하지 못했다. 조직적인 부분에서 얼마나 기대만큼 나왔나.“조직 기간이 짧았다는 건 핑계일 수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진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밸런스적으로 극과 극을 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결과만큼이나 원팀을 만드는 것도 중요했다고 본다. 선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뛰었다고 보시는지.“저는 선수들이 100%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전가하는 말이 아니다.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시간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선수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나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은 100% 신뢰를 보낼 수 있을 정도였다. 결과가 아쉽고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모두가 다 같이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는데, 오늘 경기가 이를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충분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태국이 수비로 돌아갈 때 계속 조직적이었다. 후반에 주문한 부분이 있을 텐데, 어느 정도 이행이 됐는지.“상대는 전환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조직적으로 수비하는 팀이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모든 것들을 다 대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리드 상황이었기 때문에 볼을 소유하면서 상대를 어렵게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 전반에는 무리하게 가운데로 볼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끊기면 카운터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 그걸 수정해서 후반을 준비했다. 불행히도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상대 페이스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밸런스가 무너져도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선수들이 이행하려고 하는 주문들은 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 데뷔전을 치른 주민규 플레이에 대한 평가는. 후반 17분 만에 교체했는데.“사실 주민규 선수는 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교체는 여러 가지 계산이 된 부분이다. 변화를 주고 경기를 주도하고 싶어서 그런 선택을 했다. 불행히도 교체하는 타이밍에 실점을 했다. 경기에 엇박자가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기 전 이강인 선발도 고민했나. 그 타이밍(후반 17분)에 투입한 배경은.“리드 상황에서 볼을 다룰 수 있는 선수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준비하면서 사사로운 감정은 사치라고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승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베스트 라인업도 그렇게 짰다. 후회는 없다. 다음 경기도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서 베스트 라인업을 짤 거고 경기를 준비할 거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4.03.2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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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향한 야유는 없었다…이미 용서한 팬들, 뜨거운 환호로 답했다 [IS 상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이른바 하극상 논란 이후 처음으로 국내 팬들 앞에 섰다. 6만 5000명에 가까운 관중들의 답은 대표팀 선배이자 주장과 충돌한 것에 대한 야유가 아닌, 뜨거운 환호와 응원이었다.이강인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 교체로 출전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대표팀에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이날은 선발 대신 교체로 투입됐다. 아시안컵 논란 이후 처음으로 국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지난 아시안컵 기간 발생한 이른바 탁구 논란 탓에 이강인을 향한 관중들의 반응에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던 상황. 그러나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야유가 아닌 환호와 응원으로 답했다. 이미 손흥민 등 선수들에게 수차례 사과의 뜻을 전한 데다, 전날에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만큼 더 이상 의미를 두지 않은 것이다.경기 전부터 박수가 쏟아졌다. 선발 라인업에 이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이 소개되자 많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이강인이 교체 출전을 위해 몸을 풀 때도 많은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강인도 번뜩이는 플레이로 답했다. 오른쪽 측면에 포진한 그는 특유의 드리블 돌파와 날카로운 킥력으로 태국 수비의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후반 25분엔 손흥민과 함께 ‘합작골’을 만들어낼 뻔한 장면도 만들어냈다. 다만 손흥민의 슈팅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이후에도 관중석에선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한때 한국축구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손흥민과 선수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에 전날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인 만큼 팬들도 이강인을 용서했다. 이날 이강인을 향했던 뜨거웠던 함성과 응원이 팬들의 답이었다.다만 이날 이강인은 팬들의 용서에도 끝내 웃지는 못했다. 이날 한국은 손흥민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고도 후반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하며 결국 1-1로 비겼다. 팀 승리와 함께 분위기를 바꾸려던 한국축구에도, 이강인에게도 아쉬움이 남을 결과였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4.03.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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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상암] 손흥민·주민규 선발, 이강인 벤치 대기…태국전 선발 라인업 발표

손흥민(토트넘)과 주민규(울산 HD)가 태국전 선봉에 나선다. 전날에야 팀 훈련에 합류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우선 벤치에서 대기한다.손흥민과 주민규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선발 라인업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관심을 모았던 손흥민과 이강인의 동시 선발 출격은 무산됐다. 손흥민의 선발 출전은 기정사실이었던 가운데 관건은 소속팀 일정으로 늦게 귀국해 전날에야 처음 전술 훈련에 합류한 이강인의 선발 여부였다. 황선홍 임시 감독은 그러나 손흥민은 선발로 내세운 반면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우선 이름을 올렸다.최전방 원톱 역할은 주민규가 맡게 됐다. 33세 333일의 나이로 이미 A대표팀 역대 최고령 발탁 기록을 가지고 있던 주민규는 33세 343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이라는 진기록까지 세우게 됐다. 기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은 무려 70년 전인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당시 한창화의 32세 168일이었다.이날 한국은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05)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중원에서는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와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호흡을 맞춘다.수비라인은 김진수(전북 현대)와 김영권(울산 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가, 골문은 조현우(이상 울산)가 각각 지킨다. 이강인을 비롯해 이명재(울산) 정호연(광주FC)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KAA 헨트) 조유민(샤르자FC) 등은 벤치에서 대기한다. 이들 가운데 이명재와 정호연은 A매치 데뷔에 도전한다.월드컵 예선 C조에선 한국이 승점 6(2승)으로 선두, 태국은 승점 3(1승 1패)으로 2위에 각각 올라 있다. 한국은 앞서 싱가포르를 5-0으로, 중국을 3-0으로 잇따라 완파했고, 태국은 중국에 1-2로 패배한 뒤 싱가포르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뒀다.황선홍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다음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곧바로 축국길에 오른다. 오는 26일엔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예선 4차전을 치른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4.03.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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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리고도…클린스만, 교체조차 제대로 못 썼다 [아시안컵]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였다. 연속골을 실점하며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추가 실점에 대한 대비보다 어떻게든 만회골을 넣어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좀처럼 이렇다 할 변화를 주지 못했다. 공격에 잔뜩 무게를 둬야할 시점, 클린스만 감독은 남은 교체 카드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그저 패배를 지켜보기만 했다.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한국(23위)보다 64계단이 낮은 요르단을 상대로 0-2로 완패했다. 무대는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이었다.초반부터 불안했다. 이날 한국은 수비진 집중력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전반부터 상대에 주도권을 내줬다. 조현우(울산 HD)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자칫 전반부터 대량 실점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경기력이었다. 전반 슈팅 수가 4-12, 유효 슈팅 0-4 열세라는 처참한 기록이 이날 전반 경기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불안하던 흐름은 결국 후반 연속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8분 박용우(알아인)의 패스 미스가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고, 후반 21분에도 역습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도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벤치의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 경기력 자체가 좋지 못했던 만큼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교체 카드를 활용하든, 전술적으로 변화를 주든 상황을 반전시키고 상대를 압박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다 할 변화를 주지 못했다. 선제 실점 직후 장신 공격수인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했지만, 정작 0-2로 격차가 더 벌어진 뒤에는 좀처럼 교체 카드를 활용하지 않았다. 정규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은 후반 36분에야 황희찬(울버햄프턴) 대신 양현준(셀틱), 이재성(마인츠05) 대신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투입된 게 마지막이었다. 이마저도 공격수의 숫자를 눈에 띄게 늘렸다기보다는 포지션 맞교체에 가까웠다.파상공세를 펼쳐도 모자란 시간. 눈에 띄는 변화가 없으니 한국의 공격은 거듭 답답하기만 했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상대에게 공을 빼앗겨 공격이 무산되는 장면만 반복됐다. 아쉬운 경기력이 이어지는데도 전술적인 변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기가 추가시간으로 향하고, 골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두 장의 교체 카드를 더 쓸 수 있고, 오현규(셀틱)나 문선민(전북 현대) 등 공격 자원들이 벤치에 앉아 있는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결국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0-2 완패로 막을 내렸다. 이날 한국의 슈팅 수는 8-17,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연속 실점 이후 더욱 상대를 몰아쳐야 했을 후반전 한국의 슈팅은 전반과 같은 단 4개뿐이었다. 이처럼 지면 탈락인 경기에서 공격이 풀리지 않는데도, 클린스만 감독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과는 허망한 탈락이었다.김명석 기자 2024.02.07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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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받던 조규성·조현우 '반전 드라마'…이제는 짜릿한 역전승 이끈 영웅들 [아시안컵]

그야말로 ‘반전 드라마’였다. 클린스만호가 극적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피 말리는 승부 속 벼랑 끝까지 몰렸던 한국을 구한 건 조규성(미트윌란)과 조현우(울산 HD)였다. 대회 내내 비판을 받던 이들이 공교롭게도 중요한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나란히 영웅이 됐다.조규성과 조현우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16강전 승리를 합작했다. 조규성은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조현우는 승부차기에서 2개의 선방을 해냈다. 덕분에 한국은 8회 연속 아시안컵 8강으로 향했다. 상대는 호주다.많은 비판을 받았던 이들이 이끈 승리라 더욱 짜릿한 반전이었다.공격수 조규성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 내내 침묵에 그치며 질타를 받았다. 스트라이커인데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거나, 공중볼 경합에서도 밀리는 등 부진한 경기력에 그친 탓이다. 급기야 그의 소셜 미디어(SNS)에는 선 넘는 인신공격성 댓글들까지 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용병술이 비판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 역시 조규성의 중용이었다.김승규(알샤밥)의 부상 이탈로 대신 주전 골키퍼 역할을 맡은 조현우도 마찬가지였다. 조별리그 요르단·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에서 5실점을 허용한 탓이다. 수비가 무너진 탓도 컸지만 골키퍼로서 실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낼 만한 선방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도 피하지 못했다.이들의 16강 활약은 그래서 더 빛났다. 조규성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벤치에서 시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수를 한 명 더 늘리는 전술 변화와 맞물려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에 두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2선에 배치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1분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궁지에 몰렸다. 골이 절실한 상황,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9분 조규성을 투입해 최전방에 배치했다.아쉬운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빼앗기거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패스를 택했다가 기회를 놓친 장면도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헤더마저 골대를 강타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10분의 추가시간이 거의 흐른 시점. 김태환(전북 현대)의 크로스를 설영우(울산)가 헤더로 내준 공을 이번엔 놓치지 않았다. 문전에서 헤더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탈락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내는 이른바 극장골. 그는 거친 포효와 환호로 그간 자신을 향했던 비판을 털어냈다. 조규성이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했다면, 조현우는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접어든 승부차기. 조현우는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상대 세 번째와 네 번째 키커의 킥을 모두 선방해 냈다. 정확하게 방향을 읽어내 잇따라 쳐냈다. 조현우의 선방에 한국은 1~4번 키커 전원 성공으로 답했고, 승부차기 4-2 승리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그동안 거센 비판을 받아 마음고생이 심했을 이들도 이제야 웃었다. 조규성은 경기 후 “지금까지 (득점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제야 한 골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현우도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승부차기에서 막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주춤하던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 첫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따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이들이 그동안의 비판을 딛고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첫 관문을 넘은 한국은 내달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지난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패배했던 아쉬움을 9년 만에 설욕할 기회다.김명석 기자 2024.01.3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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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알라이얀] ‘조규성 벤치·SON 톱’ 클린스만호, 사우디 상대 파격 스리백 가동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예상대로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다만 구성은 이전과 다르다.조현우(GK),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 김태환, 이재성, 황인범, 정우영, 이강인, 손흥민이 선발 출전한다.설영우가 왼쪽 윙백을 맡고, 정승현, 김민재, 김영권이 스리백을 구축한 게 이번 경기 포인트다. 아울러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조규성 대신 손흥민이 최전방에 선다. 황희찬, 조규성, 오현규, 이기제 등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라는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클린스만호는 사우디를 넘어야 목표인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승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한 판이기도 하다. 두 팀은 역대 전적에서 백중세다. 지금껏 18차례 맞붙어 5승 8무 5패로 팽팽하다. 아시안컵에서는 네 차례 격돌했는데, 한국이 3무 1패로 열세다. 이번에 사우디를 꺾으면, 한국이 아시안컵 맞대결 첫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사우디는 만만찮은 팀이다. 조별리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태국, 오만, 키르기스스탄이 속한 F조에서 2승 1무를 기록, F조 1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16강전이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는 경기 전부터 사우디의 상징색인 초록 물결로 가득하다. 클린스만호는 사실상 원정 경기라는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한다. 알라이얀(카타르)=김희웅 기자 2024.01.3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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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라인업, 똑같은 교체까지…클린스만 전술·전략은 어디에

자만일까, 한계일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바레인전에 이어 요르단전에서도 똑같은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가 '혼쭐'이 났다. 경기 흐름을 상대에 내준 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전술 변화는 없고, 교체 카드마저 바레인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꺼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 벤치에서조차 묘책이 나오지 않으니, 결과는 ‘진땀’ 무승부였다.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요르단은 87위로 격차가 컸고, 선수들 면면에서 나오는 전력 차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결과는 승점 1이었다.출발만 좋았다. 전반 9분 만에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나왔다. 그러나 전반 중반 이후 흐름을 완전히 내주면서 급격하게 흔들렸다. 결국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 뒤늦게 공세를 펼치며 반전을 노렸으나 추가시간에 나온 상대 자책골 덕분에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외치며 대회에 나서고도 조별리그 2경기 만에 승리를 놓쳤다.요르단에 대비한 맞춤 전략도, 지난 바레인전 경기력에 대한 반성도 없던 결과였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바레인전과 사실상 똑같은 라인업을 가동했다. 부상으로 빠진 김승규(알샤밥) 대신 조현우(울산 HD)가 골문을 지킨 게 유일한 변화였다. 최전방에선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호흡을 맞췄고 이재성(마인츠05)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양 측면에 섰다. 중원에선 박용우(알아인)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호흡을 맞췄다. 수비진은 이기제(수원 삼성)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섰다.화려한 공격진이야 변화를 줄 여지가 적었지만, 특히 수비라인을 그대로 유지한 건 다소 의외였다. 왼쪽 측면 수비를 맡은 이기제의 경우 지난 바레인전에서도 여러 차례 위기 상황을 맞이하며 최대 불안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7분 만에 이기제를 뺄 만큼 스스로도 패착으로 인정했는데, 이날 다시 한번 이기제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설영우의 왼쪽 배치 등 대안이 있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앞서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던 그를 대표팀에 선발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두터운 신임을 보냈다. 요르단은 양 측면 공격이 강하고, 그중에서도 ‘유일한 유럽파’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포진한 오른쪽 측면 공격, 상대 입장에선 왼쪽 측면 수비 지역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선택이었다. 마침 지난 바레인전에서 한국이 약점을 드러냈던 포지션이 왼쪽 측면이니, 요르단은 전반 내내 집요하게 알타마리를 앞세워 한국의 측면을 공략했다. 전반 요르단의 공격 비중이 오른쪽(한국 왼쪽 수비)이 무려 50%, 중앙은 25.9%, 왼쪽은 24.1%였을 정도로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이었다. 결국 한국은 이른 선제골 이후에도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연속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역전골 실점 역시 공교롭게도 그 지역에서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 이기제를 빼고 김태환(전북 현대)을 투입하는 대신 설영우를 왼쪽으로 이동시켰다. 지난 바레인전과 똑같은 대응, 똑같은 패착 인정이었다.비단 선발 라인업뿐만 아니었다. 이날 한국은 경기 중 전술적으로도 대응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황인범과 박용우가 포진한 중원이 상대에 크게 밀린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황인범이 공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사실상 중원엔 박용우 홀로 남는 장면이 많았다. 자연스레 중원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면서 경기 흐름을 내주는 장면이 반복됐다. 역전골 실점 역시도 텅 빈 중원에서 시작됐다. 이미 연속골을 실점하며 리드를 빼앗긴 뒤에야 후반 시작을 앞두고 중원 구성에 변화가 이뤄졌다. 바레인전에서 멀티골 맹활약을 펼쳤던 이강인이 상대에 꽁꽁 묶인 상황에서도 별다른 전술 변화 등 없이 이강인의 개인기량에만 의존하려던 모습도 마찬가지였다.경기 흐름을 바꿔야 하는 상황인데도 교체 카드마저 큰 틀에선 다르지 않았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김태환과 홍현석(KAA 헨트)을 하프타임에, 오현규(셀틱)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후반 중반에 각각 넣었다. 추가시간엔 박진섭(전북)을 투입했다. 지난 바레인전과 비교해 달라진 교체카드 활용은 김영권(울산) 대신 오현규가 기회를 받은 게 유일했다. 더구나 바레인전은 3-1로 앞선 상황, 요르단전은 1-2로 뒤진 상황에 대부분 교체가 이뤄졌는데도, 정작 꺼내든 카드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선수들 개개인의 역량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벤치의 전술·전략이 큰 변수를 만들기엔 부족한 모습을 보이니 답답한 흐름만 이어지는 모양새다. 약점에 대한 고민은 없고, 경기 중 대응마저 부족하니 상대팀 입장에서도 한국을 대비하기엔 비교적 수월할 수밖에 없다. 벤치 대응이라는 변수는 신경 쓸 필요 없이, 한국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 봉쇄하는 데 초점을 맞춰도 되기 때문이다. 바레인전 이강인처럼 선수 개개인의 재능이 터지면 힘으로 상대를 누를 수 있겠으나, 요르단전처럼 핵심 선수들이 주춤하니 팀 전체가 흔들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문제는 토너먼트를 오르면 오를수록 상대 선수들과의 기량 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결국 감독의 몫이라는 점이다. 지난 여정, 특히 실전 무대인 아시안컵 2경기를 돌아보면 64년 만의 우승 가능성 역시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FIFA 랭킹 87위 상대로 진땀 무승부에 그치고, 2경기를 치르고도 여전히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결과도 뒷받침한다. 벤치의 적절한 대응 없이 그저 선수들의 기량에만 의존하면 우승을 향한 도전도 그만큼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남은 기간 클린스만 감독이 상대 허를 찌를 만한 반전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김명석 기자 2024.01.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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